'청담'스님 마음 중, 불교정화운동에 관한 "역사歷史의 한 가운데서"
불명계승佛命繼承의 사명使命을
불교 전승의 역사는 국가의 흥망과 민족의 성쇠에 따라 기복起伏도 무상하였다. 그러나 순교의 정신이 생명에 심겨진 이차돈異次頓에 의하여 신라의 불교는 정화를 이루었고 현상유지한 고려불교와 박해된 압박에 시달리며 그 명命을 유지하기에 급급하였던 이조불교를 보면 우리 불교가 오늘 날에도 어떠한 위치에 놓여 있는지 자성하여 믿음과 이룸에 믿는 마음을 바쳐 이루는 일도 채찍질 하여야 할 것이다.
하나의 업業이 멸하지 않고는 하나의 밝음을 볼 수 없다. 그 하나의 업이 자기 것이나 사회, 국가, 민족, 세계 전체의 업이든 간에 주어진 세업世業을 멸하지 아니하고는 정의로운 평화를 이룩 할 수 없다.
이 하나의 업은 미망의 욕망과 어리석은 판단과 보잘 것 없는 분노로 자기와 자기 이외의 세계에 있어서 그릇된 역사판단을 가져오는 무명한 욕망인 것이다. 이를 멸하지 아니하고는 부처님이 우리에게 명하신 계율이 무의미하고 또한 부처님의 지상명령을 거역하는 것이 된다. 우리들 부처님 아들이 부처님의 적극하신 엄명을 거역한다면 세계로 펄럭이며 퍼져가는 부처님의 자비한 인도주의의 황색 깃발이 암흑할 것이다.
우리는 이 성스럽고 부드러운 황색 빛깔의 깃발을 우리 한국의 촌가 누항만이 아니라 도시에도 참다히 펄럭이며 자비와 지혜로 생활하는 세계민족주의의 선민이 되어야 할 것이다. 불교는 남(타他)으로 인하여 믿어짐이 아니라 나로 인하여 깨달아지는 자각의 종교이다. 이 자각적인 종교는 자기 속에 있는 밀알을 썩히어 많은 밀알을 거두게 하여야 한다.
한 알이 썩어 희생되지 아니하고 많은 열매를 거두어들이는 영광이 있을 수 없다. 우리들 부처님의 제자된 모든 사람이 자기가 희생하여 이룩할 연업緣業이 무엇인지 믿어 깨달아야 할 것이다.
중된 본래本來의 모습으로 돌아가라
경허鏡虛스님께서 계셨던들 우리들 후진을 경책警策하여 필시 진사미거辰事未去에 기사래도己事來到라 -너희들은 차의속도且意速道하라 하셨을 것이다.
돌이켜 보건데 정화불사淨化佛事가 일어나서 어언 십여세十余歲를 지냈는데 역시 쟁의爭議가 미식未熄인 채 산승山僧은 일모日暮에 의연히 산으로 돌아가고 까마귀떼는 어둠속을 타고 숲(수藪)으로 돌아간 격이되고 말았다.
중이 그대로 중 노릇이나 잘 했으면 됐지 장삼파長衫破 바람을 떨치면서 관아官衙 법청法廳에 드나들기가 우리들 불자佛子들의 참 뜻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소송訴訟에는 소송으로 맞섰고 데모에는 데모로써 맞서서 이른바 대처파帶妻波와 알력을 거듭하던 나머지가 통으로 내적內的인 궤멸潰滅과 상실喪失과 참괴감이 자성自省의 틈이 절실이 촉구되어지는 것이다.
소위 불법자佛法者는 즉비불법자卽非佛法者라고 옛날 스님이 일렀지마는 정화사업淨化事業에 착수하기 이전보담 승니僧尼의 수효는 늘고 점거占居한 사찰은 대다수에 이르렀다.
그렇건 마는 그 일이 곧 본분달성本分達成의 대업大業의 모두가 아니다. 오늘 불교는 승니만의 것이 아닌 줄은 우리들 자체가 잘 알고 있는 바이다. 그래서 아시아의 불교권의 동태動態가 단순치 않음을 한국의 불교자의 한 사람으로서 소승小僧은 무관심하는바 아니다.
그렇지마는 그러한 동남아의 소승불교국小乘佛敎國에 있어서의 정치적 소요에 우리가 관심을 지불한다 함은 결코 지나친 한국불교의 특징이 아니다. 우리가 세계불교와 호흡을 함께 하면서 현재 한국의 불교 현실을 자내증自內證하고 재정비하려면 우리는 참으로 옛 조사들 생활 영역의 참뜻으로 되돌아가서 천만千萬의 호랑이를 닮으려는 고양이 보담 한 돌 반 조각의 사자獅子의 산림山林을 한다 해야지 될 것 같다.
올해 지난 세월의 매듭을 꿰(곶串)이는데 있어서 소승은 불교 장래의 고차적 도약을 위하여 집적集積과 함축含蓄과 같은 모두 쉬는 호흡과 자세를 거종단擧宗團해서 취했으면 한다. 구구지심(區區之心) 절절어차(切切於次)인 것이다.
개공성불皆共成佛하소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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