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스님 마음 중 "영광榮光에의 길"

'청담'스님 마음 중 "영광榮光에의 길"

영광榮光에의 길. 우리 마음 속의 본태평本太平 천진불天眞佛로써 가없이 일체중생一切衆生을 비추면 환몽幻夢이 곧 진여眞如며 중생어衆生語가 곧 여래어如來語며 중생심衆生心이 곧 부처의 마음이다. 치산치업治産治業과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생업은 모두 본태평 천진불이 전의轉依하는 용상用相이라 도무지 이 진여의 본성을 떠나있는 것은 없다.

 

다만 중중생생衆衆生生이 조업造業한 미집迷執으로 인하여 스스로 속아 스스로에 얽매여 미迷와 오悟, 범凡과 성聖, 생生과 불佛, 자自와 타他, 인因과 과果, 염染과 정淨, 성成과 상相 등을 소유所有하여 분별하고 계박繫縛해서 해태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본태평 천진불은 성성惺惺하여 요요일광燿燿日光이다.

 

중인衆人들이여, 항상 진신수수眞信修修하라. 스스로 조업한 미집을 절파折破하는 신심信心을 개오수수開悟修修케 하여라. 신심은 보리심菩提心을 발하는 시초이며, 일체제불一切諸佛의 근원이 됨이며 불과성취佛果成就의 인연이 되느니라. 신심을 이거離去한 중인은 사나舍那의 신심이 누습된 만채라曼菜羅이다.

 

중인들이여, 오늘 우리들이 믿고 있는 것이 몽환인가 진여인가 살펴보자. 우리가 진여에 계합契合하여 진신眞信하고 있다면 중생을 보살피는 자비심을 더욱 현발顯發시키고 우리가 몽환에 편잠偏潜하였다면 이를 간파看破하여야 한다. 중인의 대병大病은 몽환인데 스스로 이 병에 빠져 병을 이롭게 하는 삼독치심三毒痴心을 가짐은 타삼악도墮三惡途할 보과報果일 것이다.

 

오늘날 우리들 산문山門은 시정市井의 납일臘日처럼 소란하다. 이것은 공부工夫에 마음을 두어 운수雲水가 없다는 것이다. 하늘은 맑고 푸른데 백운일점白雲一點이 부유浮流하지 않는 하늘은 그저 무심할 뿐이다. 산문은 운수의 왕래와 담선談禪이 있어야 한다. 사미행자沙彌行者의 율의律儀가 장로비구長老比丘의 습행習行이 되어야 한다. 산문의 청규淸規는 백장百丈의 정맥正脈이요 승중의 생명이다. 이것이 조계산曹溪山을 푸르게 하는 총림叢林이다.

 

총림叢林은 신행信行이 발원發源하고 행과行果가 만발滿發하며 성취가 증득證得하는 곳이다. 합나행合那行과 마나연摩那衍이 없는 총림은 한림寒林의 정골頂骨처럼 번뇌煩惱스럽기만 하다. 그러므로 총림은 계 · 정 · 혜 삼학(戒定慧三學)을 참수參修하고 이행利行을 구족具足하는 곳이다. 이것은 중생을 제도齊度하는 여래심의 본처本處이다. 산문처처와 총림 방방이 모두 보살의 보시장布施場이 되어 방생放生을 자재롭게 하여야 한다.

 

우리들 조계산하의 승가僧伽는 일시一時, 일법一法, 일념一念, 일행一行이 부처님이 유계遺戒한 정법正法에서 수습修習하여야 한다. 유계의 범주를 벗어남은 스스로 산문출송山門出送을 자인한 소업所業이리라. 사문沙門은 고행이 생명이다.

 

안위安慰한 해탈解脫을 소작所作함이란 도시 몽환속의 공화空華를 견취見取함이다. 고행은 자기극복의 시초이다. 자기를 주장하는 자만自慢을 조복받기 위하여는 고행스러운 참회가 있어야 한다. 중노릇을 꿈같이 편하게 하려는 것은 이미 중노릇이 아닌 것이다.

 

중노릇은 중생활을 대신하여 사는 삶의 처음이다. 삶의 처음은 황무한 벌판에서 길을 만들어 나아감이다. 칡덩굴 가시밭 길을 탄탄 대로大路로 만드는 일이다. 중생을 앞질러 사는 중노릇이므로 여기는 각오와 결심이 있어야 한다. 항사恒沙 모래알보다 긴 겁수劫數로 중노릇을 하였다 하드라도 중생을 대신하고 중생을 앞질러 고행苦行하고 제행諸行을 일삼지 아니한 중노릇이라면 한 찰나刹那 희념喜念보다 못한 죄업속에 살아온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들 중인승가衆人僧伽는 중노릇의 큰 마음을 지어 염념증진念念證眞하고 신신작불新新作佛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

 

중생들이여, 중생이 중생을 보살피고, 중생이 보살을 보살피고, 중생이 부처를 보살피고, 중생이 육도를 보살피고, 중생이 인다라망을 보살피고, 중생이 유정 무정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悉有佛性을 보살피고, 또한 중생이 보살피는 그 중생을 보살피는 새 해가 되어야한다. 생불生佛이 호융互融하여 무별무이無別無異한데 생불을 어디서 찾을건고?

 

중생이여! 사행四行하여 사과四果하는 열반을 증득하자. 그러면 범속凡俗과 유정有情과 정각유정正覺有情을 어떻게 분별할 것인가. 모두가 일생생불一生生佛의 우담발췌優曇跋萃를 개발할 것이다. 금시금일 今時今日에 생불을 호융케하고 중생을 보살피게 할 것이다. 이것은 초발신심初發信心을 구경불과究竟佛果에 오르게 한 보현普賢과 문수文殊의 공부다.

 

승가僧伽여! 조계산문曹溪山門이여! 안으로 계· 정· 혜를 수업하고 밖으로 방생보시方生布施하여 출가장부出家丈夫의 본지本旨를 살리자. 우리의 해태심이 삼아승지겁三阿僧之劫의 과보가 됨을 자각하여 중노릇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하여 도제양성, 포교사업, 역경불사를 잘 이끌어 나갈 것이다. 이 삼대본업三大本業의 처음도 진 眞僧의 행동에 있고 회향도 진승의 노력에 있는 것이다. 능업의 대다라니大茶羅尼 백번 외워 참회 한다손처도 중생을 보살피는 큰 마음보다 못하다.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인데 보살되는 마음이 보살이다. 사부대중四部大衆, 비구比丘, 비구니比丘尼, 청신사淸信士, 청신녀淸信女들이여 우리는 정계淨戒를 지키며 정법正法을 수호하여 스스로를 보살피며 구제하는 데 힘 쓸 지어다.

 

그리하여 나라 안팍과 시방세계十方世界가 부처님의 광명받으사 평화롭고 풍요로운 열반 깃들게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