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통(道通) '인희 선생' 교사를 그만두고 속리산에서 수도(修道)를 시작하다
예전에 우리나라는 교통이 불편하여 인희 선생은 강원도에서 원주를 거쳐서 음성 지나서 속리산에 가는데 속리산 아래 산다는 한 노인을 만났다. 그 노인의 소개로 속리산 천황봉에 가까운 마을에서 하루를 묵으면서 구장을 만났다.
구장에게 수도(修道)할 장소를 찾아왔는데 천황봉 밑에 그만한 데가 없겠느냐라고 물으니 구장의 대답이 "천황봉 바로 밑에 대목리(大木里)로 가시오"라고 했다.
인희 선생은 귀가 번쩍 뜨여 박 선생이 화목지명(火木地名)을 찾으라고 했는데 딱 들어맞았다. 인희 선생은 대목리 입구에서 한 젊은이를 만나게 되어 이 동네 학식이 높은 어른이 살고 있는지 물었다. 그리고 학식 있는 어른이 있는 집으로 갔다.
그 어른의 집을 들어가니 어른이 환하게 웃으면서 누구시냐?라고 물어서 인희 선생이 "나는 십승지(十勝地)를 찾아서 피난하여 살까 해서 조그만 집 한 채 살 수 없을까요?"라고 답했다.
빈집이 두채 있는데 한 채는 어제 팔렸고 한 채는 다 찌그러져서 그냥 와서 살아도 됩니다라고 어른이 말했다. 인희 선생이 한 만 원 정도 싯가를 가진 집이 있느냐고 물으니 어른이 인희 선생을 빤히 보면서 "대관절 어디서 소식 듣고 오셨어요?"라고 말했다.
인희 선생이 '내가 강원도 집에서 부터 알고 왔어요'라고 하니 어른은 "알고 오다니...?" 어른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워해서 박 선생님 이야기도 하면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어른은 "그 만원에 내놓은 집은 어제 집주인과 내가 처음 이야기해서 단 둘이만 알고 있는 일을 강원도에서 온 당신이 어떻게 알고 있는 걸 보니 강원도에서부터 알고 오긴 왔군요" 이렇게 말했다. 어른은 기분 좋아했다. 그리고 만원 주고 그 집을 샀다.
인희 선생이 속리산 아래 이사를 한다니까 주변 6집 식구들이 같이 이사를 했다. 속리산 수도장을 들어가려면 식구들 먹을 양식을 준비해야 해서 논도 조금 사고했는데 강도에게 빼앗겨서 돈이 부족하여 돈을 벌 궁리를 하다가 영사(靈砂)를 만들어 팔 기도했다.
수련할 곳 터를 잡으려고 천황봉 인자(人字) 바위 바로 밑에 마땅한 장소를 정해 놓고 하룻밤을 잤는데 아침에 돌무더기 속에서 뭔가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나서 보니 팔뚝만 한 시커먼 구렁이가 나와서 다른 곳으로 이동을 했다.
구렁이도 땅 지킴이로 있다가 그곳에 터를 닦는 다니까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한 것이다. 돌무더기를 헐어서 앞에 축을 쌓고 나무를 베어서 방 한 칸을 만들고 문짝해 달고 산죽(山竹)을 잘라서 지붕 만들고 흙으로 바르고 집을 만들었다. 그리고 겨울 공부를 그곳에서 시작했다.
첫 백일기도를 시작한 날이 1946년 병술년(丙戌年) 시월 초 이튿날이다. 시월에 들어가서 동지섣달, 그리고 이듬해 정월 열 이튿날까지 했다. 아주 추운 날 말고는 노천기도(露天祈禱)를 했는데, 인희 선생은 칠성단(七星壇)을 모시고 칠성기도를 하고, 인희 선생의 스승 박 선생은 옥황(玉皇) 기도를 했다.
노천에 단을 쌓고 단 위에는 패철(佩鐵)을 가운데 놓고 기도를 하는데 패철은 속리산 산신령께서 수도하러 들어올 때 지참해 오라고 지시한 것이라 미리준비하고 갔다. 공부라는 것이 식사 시간 제외하고 주문 외우는 것이다. 무릎 끓고 합장하고 주분 외우는데 오도서(吾道書)를 인희 선생이 집필할 때까지 해서 무름 끓은 발등에 멍이 시퍼렇게 들었다.
밤에는 들기름으로 불을 켰다. 들기름은 웬만한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도 중에는 이상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동짓달에 술을 빚으려고 살을 씻다가 쏱아서 한 알 한알 주워서 밥을 하는데 밥이 위와 아래는 잘되었는데 가운데는 생살이라 스승에게 물었다. 스승은 혹시 쌀을 쏱았냐고 물었다. 인희 선생이 쌀을 쏟았다고 하니 다음부터는 그 쌀은 버리시오.라고 하셨다.
또 한 번은 눈 오는 날 밤중에 기 불 심지를 손질해 놓고 방으로 들어온 후 바로 집 뒤 큰 바위에서 뭐가 "썩썩 빗질하는 소리가 났다" 누가 그러나 싶어 보면 어두워서 보이질 않았다. 돌아서 방으로 가면 또 소리가 들렸다. 다음날 아침 큰 바위에 보니 호랑이가 바위에 엎드려 긴 꼬리로 바위를 쓸었다는 것이다. 다음부터는 매일 저녁 바위에 호랑이가 있어도 무섭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은사에서, 인희 선생의 도통(道通) 수련을 탄허 스님이 듣고 인희 선생께 절을 하고 차 한잔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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