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통 '인희 선생' 두번째 백일기도 "소백산 석륜암" 칠규도심(七窺道心)
소백산小白山 석륜암石崙庵 두 번째 백일기도처로 정한 소백산小白山 석륜암石崙庵은 경상북도 영주군 榮州郡 순흥면 順興面에 있고 기도 들어갈 때가 정해년(丁亥年-1947) 겨울이었는데 박 선생님과 인희선생 둘이서 갔다. 도중에 순흥에서 쌀 한가마니를 사고, 짐꾼 두 명을 구하여 쌀을 절반씩 나누어 지우고 짐꾼까지 네 사람이 석륜암을 향해서 길을 갔다.
겨울이라 산에는 눈이 쌓였고 일행의 발걸음은 느려서 얼마 못 가 날이 저물어서, 쌀을 지고는 더 올라 갈 수가 없어서 짐꾼에게 쌀을 내려놓고 석류암에 올라가서 자고 내일 아침에 마저 옮겨 달라고 부탁을 하고, 선생님이 지고 가던 봇짐을 인희선생이 받아 안고 선생님과 짐꾼을 석륜암에 먼저 올려 보내고 인희선생은 짐을 안고 지고 뒤따라 산길을 올라가니 짐이 무거워 옷은 땀으로 흠뻑 젖었으나 빨리 갈 욕심으로 걸음을 재촉하면서 한참 가니까 석륜암 주지 스님이 마중을 나왔다.
주지 스님은 이름이 강태수姜泰守라고, 아직 젊고 힘도 세어서 인희선생이 안고지고 가던 짐을 모두 도맡아 가져 가겠다고 해서, 인희선생이 안고 가던 선생님의 짐만 넘겼는데도 몸이 훨씬 가벼워졌다.
이윽고 석륜암에 도착해서 숨을 돌린 후 그 날 저녁은 그냥 자고 이튿날 아침 일찍 어제 저 아래쪽에 놓아두고 올라온 쌀을 지고 올라와서 아침밥을 지어먹고 짐을 정돈하고서 백일기도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지스님과 선생님과 인희선생이 같은 방을 썼는데 밤마다 방에 쥐가 들어와, 밤이 되면 쥐가 문을 뚫고 들어와서 쌀뒤주로 쓰고 있는 상자를 갉아서 여간 귀찮지 않았다. 그래서 쥐를 잡아 없앨 궁리를 했다. 우선 쥐가 뚫어 놓은 문구멍 밑에 물동이를 갖다 놓고 잠을 자다가 쥐들이 들어오면서 물동이 빠지는 소리가 나면 쥐들이 들어왔던 구멍을 틀어 막아서 쥐들이 방에서 못 나가게 하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밤에 쥐들이 들어오다가 물동이에 빠지는 소리가 ‘첨벙 첨벙’ 해서, 주지스님이 수건으로 문구멍을 얼른 틀어막으니 쥐들은 쥐들은 방에 갇혔다.
첫 날은 세 마리 잡고, 밤마다 사오 일 사이에 작은 강아지 만한 것들을 아홉 마리를 잡아 치우고 나니 그다음에는 쥐가 들어오질 않았다. 그리고 며칠 지난 뒤에, 석륜암에서 조금 올라가면 산령각 山靈閣이 있는데 그 곳이 비어 있어서 인희선생은 밤마다 거기 가서 혼자 공부를 했다. 저녁 먹기 전에 방에다 불을 지펴 놓고는 밤에 가서 공부하고 새벽에 내려오곤 하는데, 신기한 것은 밤에 공부하고 있으면 산령각 뒤편 절벽에서 ‘쿵’하고 무엇이 뛰어 내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새벽에 문을 열고 나가보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눈이 많이 내린 날 산령각 문 앞에 황소 앉았던 만큼의 크기로 눈이 녹아 있어, 큰 호랑이가 밤새껏 문 앞에 앉았던 자리이다. 매일 밤마다 ‘쿵’하는 소리가 들리니 밤마다 오는 호랑이가 몹시 보고 싶어서 ‘쿵’ 소리만 나면 미리 뚫어 놓은 문구멍으로 내다보기도 하고 살며시 혹은 별안간 문을 열어 보기도 했지만 호랑이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단지 흔적이라는 게 산령각 주변으로 돌아다닌 호랑이 발자국을 볼 뿐이다.
그런데 산령각 주변에 남긴 발자국도 크기가 달라. 한 마리가 아니고 대 여섯 마리가 왔다가는 모양이다. 밤마다 호랑이와 같이 지내는 생활이 계속되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호랑이가 두렵지 않고 친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암자에서 같이 할 때보다 산령각에서 공부가 더 잘 되었어. 무아지경에 빠져 들어갈 때는 마치 허공에 앉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누군가 알 수 없는 상대자가 아름드리나무를 뿌리째 뽑아서 뿌리로 인희선생 가슴을 겨누고 찔러 대면서 인히선생의 의지를 시험할 때도 있었지만, 초연히 공부에만 전심전력했다.
그런 시험을 몇 번 거친 후에는 인희선생 가슴 속, 뱃속에 있는 창자를 모두 꺼내서 물에다 헹궈 도로 집어넣고 하기를 몇 번 한 뒤에 칠규도심七窺道心이 뚫렸다. 거기서 칠규도심을 얻고, 하늘의 상청上淸은 천황대제天皇大帝, 중청中淸은 옥황상제玉皇上帝, 하청下淸은 북신상제北宸上帝가 주관하는데 그 중 북신상제를 통했다.
그리고 삼인도三寅刀를 얻었다. 소백산에서 백일기도를 마칠 무렵 다음은 태백산太白山에 가서 백일기도를 하라는 제시를 받고 무진년(戊辰年-1948) 정월에 하산을 했다.
칠규도심七窺道心이란, 도통을 한 도인의 마음 속에 일곱 개의 구멍이 뚫리는 것을 말하는데 마음 주머니 가운데 큰 구멍이 하나 뚫리고 그 둘레에 여섯 개의 구멍이 뚫려, 가운데 구멍에는 세 군대에 세 가닥씩 모두 아홉 개의 희고 긴 털이 생긴다.
마음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음속에서 아지랑이 같은 기운이 아른아른 피어오르고 하얀 긴 털은 우주에 어떤 비상사태가 생길 때 무위자화(無爲自化)로 교신이 이루어져서 그 비상 사태를 예견할 수 있도록 신호를 해주는 역할을 맡한다. 그래서 도통을 하면 누구든지 정치 변동이나 먼 장래 일까지도 예견할 수 있다.
삼인도三寅刀는 법관이 법을 집행할 때 법조목에 맞게 정확하게 집행해야 하듯이 삼인도는 도인이 절법시행(絶法施行 ) 할 때 즉 도술을 부릴 때 칼로 자르듯 지공무사(至公無私)하게 경위벌목(經緯節目)에 맞게 명중하도록 하기 위해 절법 시행에 사용하는 공용보기이다.
만드는 방법은 연월일시의 간지(干支)에 인(寅) 자가 세개 든 때, 즉 인년(寅年), 인월(寅月), 인일(寅日)이나, 인월(寅月) 인일(寅日) 인시(寅時)에 만드는데 쇠뭉치를 불에 달궈서 백번을 별러서 만든다. 인희 선생것은 석륜암 주지스님이 만들었다.
인희 선생의 이런 도통道通 공부를, 탄허스님이 듣고 싶어 해서,어느 날 저녁에 인희 선생이 탄허스님께 도통道通 공부한 것을 새벽 2시까지 말씀드렸더니, 탄허스님이 큰절을 하고, 차 한잔 마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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