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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 이사벨라 비숍 "조선인 키가 크고 잘생겼다"

밝은풀 2023. 4. 23.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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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 이사벨라 비숍 "조선인 키가 크고 잘생겼다"

영국 지리학자 이사벨라 버드 비숍의 대표적인 기행문이다. 그녀는 조선에 왔던 몇몇 선교사들과 더불어 당대 조선말의 생활상을 기록으로 남겨 서양, 후세에 전한 외국인이기도 했다. 저서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은 1898년 을미사변 3년 후에 출간되자마자 유럽과 미국에서 화제가 되었다. 을미사변은 당대에도 국제사회에 충격을 준 사건이었는데, 현대처럼 각 나라에 언론사 주재 특파원이 있던 시절도 아니라서 서양에는 전신이나 인편 등으로 관련 소식만 전해져 있었을 뿐 자세한 전말은 나와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작가는 기행문 속에서 서양의 신식 문물로 방을 장식하는 관리의 천박하리만치 사치스러움과 민중을 잔악하게 착취하는 극심한 탐욕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으며, 특히 관료의 탐욕에 대해서는 러시아에 이민한 조선인 1세대가 착취가 없는 새로운 세상에서 부지런하게 사는 모습과 기독교 러시아 정교회로 종교를 바꾸고 러시아 관리들과 원만하게 지내는 발 빠른 적응을 언급하면서, 나라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런 와중에 조선의 상류사회, 특히 민비와 민씨 일족의 행적과 사건의 전말이 고스란히 적힌 르포가 당대 최고의 여행저술가에 의해 발간되어 큰 주목을 받았던 것이다. 이는 비숍 자신이 중전 민씨를 비롯한 당시 조정과 친밀히 교류하고 있었던 것을 배경으로 했던 결과였다.

 

그녀가 조선에 갔다온 기행문에 "모든 한국인의 마음은 서울에 있다. 어느 계급일지라도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단 몇 주라도 서울을 떠나 살기를 원치 않는다. 한국인들에게 서울은 오직 그 속에서만 살아갈 만한 삶의 가치가 있는 곳으로 여겨진다."라고 썼었다. 

 

대체적으로 조선인들을 우호적으로 본 듯하다. 저서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에서 조선인들이 몽골, 중국, 일본인보다도 더 키가 크고 잘생겼다고 저술했으며, 초기에는 조선의 위생 환경과 생활 양식에 대해 기겁을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호평했다. 나중에는 베이징이 한양보다 더 더럽다고 기록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가 방문했던 시기는 서양 제국주의 시대로서 동양을 지배 대상으로 여겼던 때였고, 조선인에 대한 우호적 인식과는 별개로 당시 조선의 국가 체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서술을 많이 했다. 특히 메이지 유신 이후 근대화 중이었던 일본과의 비교가 많은데, 그래서 비숍의 저술은 일본에서 한반도 지배를 정당화하려는 식민지 근대화론의 근거로 악용됐다.

1905년 영국 출판 시장의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은 영국 독자들에게 사랑받았다. 그 이유는 조선에서 활동하던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한 영국인 독자들에게 조선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미지의 나라였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이사벨라 버드 비숍은 서문에서 유럽인들이 조선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하였다.

 

이 책은 유럽 사회에서 한국에 관한 독자를 가장 많이 보유한 저자일 것이다. 영국 요크셔에서 명문가 목사의 딸로 태어난 그는 결혼 생활이 순탄하지 않았다. 정규 학교에 다니지 않고서도 가정교사를 통하여 생물학, 지리학, 프랑스문학, 라틴 문명사를 배운 그는 이미 젊어서 문명을 날려 왕립지리학회 회원이 되었다. 그러나 신체적 허약과 가정의 불행을 잊고자 아름답다는 일본에 왔던 길에 격동의 한국 모습이 궁금하여 몇 차례 조선을 방문했는데, 그때가 바로 동학혁명과 청일전쟁의 시기였다.

 

두 사건의 전략이나 전투 상황이야 그가 알 바 없는 것이지만 그 당시 사회상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보이고 있다. 그는 무악재의 전봉준 처형 장소를 답사한 유일한 서구인일 것이다. 그는 조선 관료의 부패에 대한 한탄을 금치 못하다가 시베리아 한인촌의 근면하고 성실한 삶의 모습을 보면서 조선의 빈곤과 나태는 관료의 부패로 말미암은 체념이라고 결론을 짓고 있다. 그의 명성황후 면담기도 중요한 사료가 된다. -교보문고 책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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